4월은 너의 거짓말

어느덧 4월이 지났네요. 벌써 개원한 지 한 달이 넘었어요. 고맙게도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와주셨어요 어려운 마음으로 찾아온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을 드릴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한동안은 4월 하면 이와이 슌지(岩井俊二)의 4월 이야기라는 영화가 떠올랐습니다.

하지만 7년전 아라카와 나오의 ‘4월은 너의 거짓말’이라는 만화를 본 후 바뀌었습니다.

이 만화는 어린 시절 어머니로부터 엄격한 피아노 교육을 받은 주인공이 방황하던 중 바이올린을 켜는 한 소녀에게 사랑이라는 감정을 느낀 후 삶이 변해가는 성장만화입니다.

도안, 캐릭터 모두 매력이 있지만 결이 있는 플롯이 백미입니다.

만화를 좋아하지 않더라도 이 책만은 시도해 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추후 내용부터는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만화를 보실 계획이 있으시면 돌아가기 버튼을 눌러주세요.

이 책을 보면서 느낀 하나의 생각은 “우리의 인생은 목적을 달성한 뒤에야 완전한 것?”였습니다.

어릴 때, 아리마의 어머니는 아리를 자신이 세상에 없어도 생존할 수 있도록 성공한 피아니스트로 만들겠다는 목표에서 엄격한 교육을 받습니다.

그 결과, 아리마는 다양한 콩쿠르에서 1위를 차지하는 피아니스트의 신동으로 유명하게 되지만”인간 메트로놈””어머니의 꼭두각시”이라는 별명으로 불립니다.

아리마는 최종적으로 피아노 연주를 중단하게 됩니다.

그러다가 자유 분방한 바이올린 연주자 중 카오리를 만납니다.

그녀는 그와 달리 상을 받기 위해서 연주하지 않습니다.

다만 거기서 자신을 진지하게 나타내는 연주를 하고 관객과 소통하는 일을 더 우선합니다.

그녀의 세계는 호기심에 찬 곳입니다.

아리마의 세계는 건조한 무채색으로 되어 있는 것과는 대조적입니다.

아리마는 몇번이나 성취를 이루었습니다만 충족되지 않고 그 다음에 이뤄야 할 목표는 끊임없이 이어지는 뿐입니다.

인생의 목표를 두고 그것을 이루기 위한 계획을 나침반으로 해서 나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항상 시선이 미래에 머물고 있으면 인생은 만족 못 합니다.

지금의 성취는 당연한 것이 되어 버려서 항상 고여 있는 숙제를 하는 기분일테니까요. 어쩌면 우리의 인생에 의미는 목적에 있는 게 아니라 지금 현재에 존재하는 것은 아닐까 생각합니다.

지금 여기에 완벽하게 존재한다면 그것만으로 충분합니다.

예선에서 떨어진 오리가 일말의 외로움을 느끼지 않도록. 벌써 1개는 로맨스에 관해서입니다.

아리마는 카오리를 만나기 전까지 중학생인데 인생이 끝난 노인처럼 살고 있습니다.

그런 가운데 카오리를 만나고 다양한 세계를 되찾아요. 연애 감정은 인간의 발달에 중요한 요소를 갖고 있습니다.

수년 동안 유행하는 MBTI는 칼·융이라는 정신과 의사가 제안한 심리 유형론을 바탕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칼·융에 따르면 인간은 누구나 다양한 인격을 내면에 가지고 있으며 이 중에서 잘 발달된 부분과 발달하지 않은 부분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아리마가 발달시켜야 안 하는 여성상은 어머니에 대한 강한 반발로 억제되어 있었을 것입니다.

이처럼 자신의 열등한 기능이 억제되고 있으면 삶이 정체된 권태감을 느끼게 됩니다.

이런 면에서 균형을 취해야만 나아갈 수 있는 자전거 타기와 인생은 닮는 것처럼 보입니다.

내면의 여성상을 잃은 아리마에 밝은 에너지에 찬 오리는 부러움 그 자체였습니다.

첫눈에 반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우리가 배가 고프면 음식에 대한 배고픔을 느끼게, 아리마는 건강한 여성성에 대한 굶주림을 느끼고 절대 거부할 수 없는 사랑에 빠진 것입니다.

아리마는 결국 카오리와 헤어지게 됩니다만, 아리마는 이제 정체하지 않고 들어섰습니다.

그것은 유마 내면의 아니마(남성이 갖는 무의식적인 여성적 요소)가 카오리를 만나고 성장하고 그의 상을 마음 속에 내재화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랑이라는 감정이 가장 중요한 심리 매커니즘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당사자가 사랑에 빠진 대상은 자신 속에 결핍된 무엇인가에서 그리고 가장 비슷한 사람에게 배고픔을 느끼고 사랑에 빠지는 것입니다.

성숙한 사랑을 경험하면 더 이상 그 사람이 자리를 비워도 내면의 결핍을 채울 수 있어 한눈에 빠지는 의존적 사랑, 강한 공복에서 발생하는 사랑으로부터 자유롭게 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인생은 자전거 타기와 비슷했고, 지금 진행되고 있어도 언제든지 균형을 무너뜨리면 쓰러지기도 하겠지요. 걱정할 필요가 없는 것은 우리가 자전거를 타는 이유는 넘어지지 않기 때문은 아니니까요. 진행되고 넘어지기를 반복하면서 모든 인생의 참맛을 느끼고 보세요.